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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밥이다' 철학자 탁석산 특강 - 상식에 도전하는 인문학.

피크[peak] 2011. 11. 16. 01:30


부담스러운 글쓰기

강의에 대한 느낀 점과 평에 대해서 적기 전에, 간단한 몇 마디 하고 시작하려고 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글 쓰는 일은 쉽지 않고, 막막하기 그지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글쓰기가 굉장히 부담스럽고 힘들게 다가오는 바람에 시작도 못 한 채 30분이나 허비했다.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글 쓰려고 창을 띄우는 순간 넓은 모니터에 하얀 글쓰기 창이 부담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 부담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과 잘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오는 것 같다. 매번 하는 다짐이지만, 잘 쓰든 못 쓰든 간에 일단 시작이라도 해보자. 또는 내 생각을 머릿속에 되새김한다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적어봐야겠다.

탁석산 선생님 특강

오늘도 어김없이 본 수업은 뒤로하고 특강으로 수업이 대체됐다. 더구나 민방위 훈련으로 20분이 지체돼 강의 전 분위기는 굉장히 어수선했다. 민방위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 강의실에 가만히 앉아서 기다렸다. 길었던 20분간의 민방위 훈련이 끝나고, 탁석산 선생님의 특강이 시작됐다.

탁석산 선생님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대학원 철학 박사과정을 지나고, <TV, 책을 말하다>,<100분 토론>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철학 읽어주는 남자>, <자기만의 철학> 등 98년도부터 지금까지 거의 매년 한 권씩 책을 낸 경력이 있다.

강의 시작 전 우리 학교에서 방송동아리에서 탁석산 선생님을 촬영하기 위해서 카메라를 준비해 촬영하려 했으나, 사전에 동의가 없었기 때문에 촬영을 못 하도록 막았다. 이 모습에 나는 왠지 모르게 이 강의에 강한 이끌림을 느꼈다. 여태 있었던 강의 중 촬영하는 것을 당연시해왔으며, 이를 거부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조금은(?) 까칠하고 솔직한 모습, 철학자다운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다.


1.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라!
선한 얼굴에서 묻어나온 까칠함을 뒤로하고, 강의를 시작했다. 먼저 사회에서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사회에서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열심히 하면 길이 열린다.",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길이 열린다." 등 이런 말로 위로를 주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라고 말했다. 또, "직업이란 것은 낭만적인 것이 아니다."라면서 정말 제대로 된 직업은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직업에서의 정당성이라고 하면, 내가 일을 하는 목적과 이 일을 하는 이유 등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들은 공감됐지만, 처음에 언급했던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라는 말에서 호기심을 느끼며 더욱더 경청했다.


일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언급하면서 기억에 남는 몇 마디가 있다.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방송관련 특성화 학교라서 그런지 방송으로 예를 들었는데, 생방송을 하는 도중에 사고가 나거나, 프로그램 제작 중 문제가 생겨서 빨리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가정하자. 이때 변명(문제의 원인)을 하기보다 서둘러 해결해야 한다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해결을 해야 하는 것, 그 즉시 문제를 해결한다면 일을 잘한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앞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 길이 열린다."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만 죽으라 해서는 안 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예를 들었는데 탁석산 선생님도 글을 쓴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고, 원래 글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취미도 없었고 잘 쓰는지도 몰랐는데 억지로 쓰게 된 우연한 계기로 반응이 좋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좋아하는 일을 하기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나 자신을 잠깐 뒤돌아서 생각을 해봤다. 나 역시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이런 일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대학도 방송 특성화 대학으로 진학했고, 현재도 여기에 관련된 것들을 배우고 있다. 아직 나이도 기껏해야 스물한 살 밖에 먹지 않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벌써 찾았다는 건 말이 안 될지 몰라도, 아무튼 찾은 것 같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선생님의 말씀이 또 귀에 익었다. "대학생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을 찾은 것이다.", "잘할 수 있는 일을 못 찾았더라도 대학은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고 해서 여기서 머무르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고,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재능은 우연히 발견되기 때문에 따라서 학교에서(학교나 사회 어디든) 주어지는 기회를 편식하면 안 된다며, 이대호 선수가 야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대호 선수가 어릴 적 운동장을 지나가다 훈련장에서 날라온 야구공을 다시 던져 줬는데 다음날 감독이 찾아와서 캐스팅됐다고 한다. 또, 재밌는 얘기로 어렸을 적 재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말씀하셨다. 피아노 학원의 예로, 가정사정이 나빠져서 학원을 그만둔다고 했을 때 못 그만두게 하면 재능이 있는 것, 그만두게 하면 재능이 없는 것으로 판별할 수 있다고.

나의 예로 학교에서 주어지는 기회, 특강이 보통 그렇다. 처음에 조금 듣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안 듣고 나간다. 꼭 특강 외에 다른 기회들도 놓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에게 오는 사소한 기회를 기대해봐야겠다.


2. 어떤 분야를 맡던 전체를 봐라!
일을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마치고 하나를 잘 하되 전체를 보라고 말씀하셨다. 잘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하고 전체를 보지 않는다면, 더 이상의 발전도 없고 잘하지도 못하게 된다는.


3. 상식에 도전하는 인문학
계속 비슷한 예로 수십 가지를 들고 주제와 맞지 않는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서 답답하고 재미없는 찰나에 인문학이라는 것에 대해서 세 번째 주제로 말씀하셨다. 인문학을 설명하길, 지금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일까? 예로 기독교에서 노예제도를 반대했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인데 성경에서는 노예제도를 지지했다는 것. 이로써 불편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인문학을 쉽게 말했다.


보통 인문학이라고 하면 어렵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탁석산 선생님께서 말하길, 소크라테스, 공자의 말만 인용하는 게 다가 아니라고 한다. 인문학은 궁금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한다. 강의의 주제 '철학은 밥이다.'처럼. 즉, 인문학이란 "상식에 도전하는 것." 이런 인문학적 지식이 쌓이고 쌓여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느낀점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학교에서 계속 인문학 관련 특강을 하고 있다. 굉장히 도움되는 특강도 많았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크게 따르고 있다. 거의 반강제적인 참석(?)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특강에 참여하는 태도와 강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 수업이 특강으로 대체됐으면 그만큼 필요의 중요 성시 된 게 맞지만, 반강제적 참석으로 흐려진 강의 분위기로, 제대로 듣고 싶은 사람까지 피해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강의 분위기가 정말 안 좋아서 나 역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짜임새 있는 강의 어서 듣기에는 좋았지만, 일을 잘해야 한다는 것에 비중을 많이 두고 말씀하셔서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았다. 오히려 인문학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지, 인문학의 필요성에 대해 비중을 놓고 말씀하셨으면 훨씬 더 좋았던 강의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탁석산 선생님은 독특하게도 특강을 끝낸 후 질문받는 시간을 특별히 가졌다. 다른 분들과 차별화된 점이 아닌가 싶다. 비록 질문을 못 해서 아쉽긴 하지만, 질문을 형식적으로 받으려는 강사와 정말 질문을 받으려고 하는 강사는 확실히 보인다. 탁석산 선생님이 바로 그랬다.

마지막 질문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데, 어떤 사람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 가장 도움될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길, 인문학은 정해진 것이 없다. 추천해줄 책은 따로 없고, 자신이 궁금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인문학이라며 끝을 맺었다. 여기서 느낀 점이 역시 어떠한 틀어 얽매여서 안 되고, 내 기준, 나의 흥미를 줄 수 있는 책이 바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을 알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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